** 정(靜)에서 동(動)으로의 전환을 위하여(교사 8단 후루다(古田) 씨의 자세 연구) **

1. "허리로 쳐라"와 자세의 연관성

메이지무라검도대회에서 우승경력을 가지고 있는 후루다 8단. 시합의 움직임 중에서도 흐뜨러지지 않는 겨눔세. 타격시 똑바른 자세가 보는 사람들을 매료시켰다. ‘정(靜)에서 동(動)으로의 전환’을 현재 자신의 수련 과제로 삼고 있다고 한다.

“검도는 유효타격부위를 서로 타격하는 경기이므로 치고자 하는 마음이 있는 것은 당연합니다만, 자신이 마음 속에 생각하고 있는 것은 상대방의 마음에도 비쳐지게 마련입니다. 나 역시 색(色)이랄까, 냄새와 같은 것을 느끼는 때가 있습니다. 뭔지는 모르지만 상대가 ‘온다’라는 것을 알 때가 있습니다. 상대가 움직이면 타격의 기회가 생기게 되므로 그렇게 생각되는 순간 기술을 발휘하면 좋은데, 실제에서는 과연 그 순간에 기술을 발휘하기란 여간 어렵지 않습니다. 정신적, 신체적으로 그러한 허점이 보이면 언제든지 치고 나갈 수 있는 만반의 태세―그것을 갖추는 것이 바로 ‘겨눔 자세’가 아닐까요. 그것은 곧 ‘선공(先攻)을 취한다’하는 말과 일맥상통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겨눔 자세는 그 사람의 기술의 일부분이며, 그 사람의 검도관을 반영하고 있다. 후루다 씨의 겨눔세도 후루다 씨가 이상(理想)으로 삼고 있는 타격을 추구하는 과정 속에서 생겨났다.

칼은 잡아당기면서 베지만, 검도는 뛰어들면서 친다. 그렇기 때문에 빠르게 치고자 하는 의식이 작용한다든지, 때리려는 마음이 앞선다든지 하게 되어 상체가 앞으로 쏠리게 된다. 그렇지 않고 이상적인 타격을 행하기 위해서는 ‘허리로 치는’ 일이 중요하다, 라고 후루다 씨는 강조한다. 몸을 움직이되, 아래쪽이 중심이 되어 움직여야 한다는 것이다.

“허리로 치기 위해서는 배꼽 밑 단전에 기(氣)를 모를 것. 그러나 손목이 너무 올라가 있으면 허리로 칠 수 없습니다. 이런 식으로 연구해 나가면 검도의 모든 것이 연관되어 검도 전체를 이해할 수 있게 됩니다. 겨눔 자세의 기본으로, 왼주먹을 배꼽 밑에 한주먹쯤 떼고, 검선(劍先=칼끝)을 상대의 목에 붙인다, 라고 가르치지만 왜 그렇게 해야 하는가를 이해하고 있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그것을 알게 되기까지는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리긴 하겠지만요.”

중고등학교 시절이 바로 전후(戰後)의 검도 공백기에 해당되었던 후루다 씨는 당시 농구나 야구를 즐겼고, 지금도 텔레비전으로 많은 다른 스포츠를 관전한다. 참고가 되는 것도 많다. 검도는 다른 스포츠하고 다른 면이 있다는 것을 긍정하면서도 지도함에 있어서는 운동생리학적인 지식을 도입하여 배우는 사람이 이해하기 쉽도록 노력하는 자세도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2. "겨눔자세를 취하는 것에 구애받지 않는다"의 경지

후루다 씨는 제2차 세계대전 중 조선에서 생활하였으며, 소학교 시절 2년 정도 검도를 익혔다. 6년간의 공백기간 이후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경시청에 들어가면서 검도를 다시 시작하였다.

요도바시서(署=현재의 신주쿠 서)에 배속되어 경시청 관내의 서 대항 시합에서 우승한 일도 있지만, 검도특별훈련원(검도전문선수)으로서가 아니라 일반경찰로 근무하였다. 이후 다시 야마구치로 돌아와 현경(縣警)의 검도특별훈련원으로서 선수 생활을 10년간 하였다.

그 사이에 주고쿠 관구경찰대회에서 6회 우승, 전일본선수권대회에도 6회 출장하였다. 선수에서 물러난 후에는 일반 경찰관으로서 직무에 충실하는 한편 검도도 계속하였다.

결과가 요구되어 승리하는 일이 목표로 삼을 수밖에 없었던 선수 시대와 현재와는 검도하는 자세가 많이 달라졌다고 한다.

“당시에는 치는 것이 가볍다, 발폭이 넓다, 등등의 지적을 많이 받았습니다. 빨리 치고 싶다, 라는 생각이 앞섰던가 봅니다. 더욱이 시합에라도 나가면 지고 싶지 않다, 라는 생각이 덧붙여져 발폭이 더욱 넓어지고 맙니다. 또한 지금도 젊은 선수들에게서 자주 볼 수 있는 현상이지만, 복싱의 자세마냥 리듬에 맞춰 죽도를 움직이고 있었지요.”

현재에 이르기까지에는, “생각대로 타격되지 않는다. 자세가 나쁜 것이 아닐까.” 하는 의구심에 수없이 시행착오를 반복하여 왔다. 선수에서 은퇴할 무렵 7단 심사에 응하게 되었는데, 이 기간 동안에는 일체 시합에 나가지 않았다고 한다. 시합에 나가게 되면 어떻게 해서든지 이겨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자신이 바라고 있는 검도가 되지 않기 때문이다.

자신의 자세는 자신이 볼 수 없다. 거울 앞에서 이것저것 생각할 수는 있지만, 상대를 대했을 때와의 자세(겨눔세)하고는 다른 부분도 있다. 최근에는 비디오의 덕분으로 자신의 자세를 볼 수 있지만, 예전에는 예를 들어 자기의 왼주먹의 위치가 어디에 있는가 알아보기 위하여 배꼽에 연필을 고정시켜 확인해보기도 하였다고 한다.

시합이 중심을 이루었던 시절에 비하면 많은 결점을 극복해냈지만, 현재에도 자세가 변하는 경우가 느껴질 때가 있다, 라고 후루다 씨는 고백하고 있다.

“그것이 검도의 오묘한 깊이라고 생각합니다. 현재로서는 지나치게 죽도라든가, 겨눔 자세에 대해 구애받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미야모도 무사시가 말하는 ‘유구무구(有構無構)’, 혹은 야마오카 뎃슈의 ‘무검(無劍)’의 경지에 근접해 가는 것인지도 모른다.

출처: 검도바이블의 검도총담 중 ( http://kumdobible.net/index.php/%EA%B2%80%EB%8F%84%EC%B4%9D%EB%8B%B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