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메(溜め)에 대하여


가끔씩 타메(溜め)가 무엇이냐는 질문을 받곤 합니다.

타메란 일본말인데, 글자 그대로의 뜻은

담아둔다, 저장해둔다, 그런 의미입니다.

검도에서 타메의 용어는 힘을 신체의 관절에 저장했다가,

순간적으로 폭발시키는 그런 작용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마치 댐을 막았다가 한 순간에 둑을 허물어버리는 원리라고나 할까.

비유적으로 설명을  드리겠습니다.

예컨대 자동차가 신호대기로 정지해 있다가 급출발을 해야 될 경우,

클러치를 밟아 동력을 끊어놓은 상태에서 RPM을 잔뜩 올려놓은 다음

클러치를 순간적으로 놓으면 자동차는 총알처럼 튀어나갑니다.

또한 우리가 풍선을 잡고 손가락으로 찔러눌렀다가

풍선을 놓으면 풍선이 순간적으로 허공으로 치솟아오릅니다.

두 가지 예가 모두 힘을 비축했다가 한순간에 모아서 방출할 때 생기는 현상입니다.

이러한 원리를 검도의 동작에 적용시킨 것이 바로 타메입니다.

타메는 관절에 힘을 비축시키는 요령을 터득해야 타격에의 적용이 가능합니다.

검도 동작에서 타메가 자주 크게 걸리는 관절은

왼손목, 왼발목, 허리 등인데, 고단자의 경우는 다이사바키(몸다루기)가

전체적으로 타메의 원리에 의존해 있습니다.

우리가 보통 타메를 생각할 때 상대의 칼을 몸쪽으로 끌어들이는 것으로

생각하는 분들이 종종 있는데, 이것은 약간 다른 개념입니다.

상대의 칼을 끝까지 보면서 몸쪽으로 끌어들이는 것은 <미키리(見切り)>라고 하는데,

옛날의 명인들은 1寸(3.3센티)의 간격까지 상대칼을 끌어들였다고 합니다.

(이것을 1寸의 미키리라고 합니다.)

이런 일본검도형 1본에서 선도의 시퍼런 칼날이 자신의 머리털에 닿을 때가지

참아 끌어들이는 것이 그런 정신을 잘 반영하고 있습니다.

2본에서도 선도가 손목을 쳐올때 미리 피하는 것이 아니라,

칼끝이 손목에 닿을 정도로 가까워졌을 때 피하는 것도 같은 경우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타메와 미키리는 동전의 양면과 같이 연관되어 있습니다.

한계상황까지 참는 것과 마지막 순간에 찰라적으로 힘을 분출시키는 것이

상황적으로 맞물려서 작용하는 것이지요.

그렇게 되면 기술을 걸어온 상대는 꼼짝없이 당할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높은 수준의 응하는 기술들은 모두 타메와 미키리의 원리를 바탕에 깔고 있습니다.

일본검도는 바로 기술은 질적 수준을 중요시하고 높이 평가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일본검도의 정신과 미의식의 반영이기도 하구요.

어쨌든, 우리가 고단자에게 머리를 치다가 받아허리를 당했을 때

기술의 질적 차이에 따라 당하는 느낌이 사뭇 다르다는 사실을 생각해보면

이해가 가능하실 겁니다.

검도란 연습에서 10대를 때리다가도

질이 높은 좋은 기술 한방을 당하면 패배를 자인할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우리가 고단자에게 들어가서 배우는 것은 바로

기술의 방법보다도 기술의 질에 관련된 것이라고 할 수 있을 겁니다.

-녹검의 검도이야기에서 퍼옴.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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