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단으로서의 머리치기를 보여준 야마다(山田)

오끼나와(沖繩)에서 열렸던 8단 대회에서 구마모토(熊本)의 아마다(山田) 군이 우승을 했는데, 2회전 쯤 가니까
이미 주위에서 야마다가 우승할 것 같다는 얘기가 돌았습니다.

앞에서 옛날의 검도와는 다르다는 말을 했는데 옛날의 검도에 근접한 선수가 야마다 선수였습니다. 다른 선수들

의 머리치기는 8단의 머리치기가 못 되었습니다. 가벼웠습니다. 몸이 실리지 않았습니다. 야마다 군은 칼에 몸

이 실리고 있었습니다. 체중이 60㎏인 사람은 60㎏의 힘이 칼에 전달되지 않으면 안 됩니다. 거기에 세메해서

칠 경우에는 가속도가 붙기 때문에 친 순간에는 70㎏, 80㎏으로도 됩니다. 그것이 다른 선수에게서는 볼 수가

없었습니다.

중심을 세메하라고 사람들은 곧잘 말하곤 합니다. 같은 말이지만, 나는 [자신의 검의 중심을 지켜라]라고 말합

니다. 요즘 사람들에게 알아듣기 쉽게 말하자면 자세를 무너뜨리지 말라는 것이 됩니다. 중단 자세는 오른손과

오른발이 앞으로 나가 있기 때문에 왼주먹이 정중선 한가운데 있으면 부자연스럽습니다. 전중선에서 왼주먹은

손가락 하나 둘 정도 벗어나 있는 것이 적당한 자리입니다. 그 자세를 무너뜨려서는 안 됩니다.

또한 야마다 군은 자신의 방어가 견고하더군요. 방어가 견고하다는 것은 틈(隙)이 없다. 혹은 틈을 만들어주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틈이 생기는 것은 왼주먹이 움직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왼주먹이 움직이면 칼끝이 움직여버

립니다. 그는 왼주먹이 확실하게 상대의 목을 겨누고 있습니다. 보통은 칼끝을 붙인다고 하지만, 그렇지는 않습

니다. 칼에서는 왼주먹을 보내는 손(送り手)이라고 하고, 오른손은 되돌리는 손(返し手)이라고 해서 기술을 되

돌리는 것입니다. 그것을 올바로 행하고 있는 사람은 아마다 선수 한 사람뿐이었습니다. 그래서 나는 그가 우승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야마다 군은 작년의 동서대항전에서 패한 적이 있는데, 각별히 반성하고 있었습니다.

그것이 좋은 결과를 가져온 것 같습니다.

나는 매년 한 번은 구마모토에 2박3일로 연습을 하는 기회가 있는데, 그때 야마다 군은 첫날에는 꼼짝 않고 나의
연습을 하루 종일 지켜봅니다. 그리고는 다음날 내게 지도연습을 들어옵니다. 그는 그 만큼 연구심이 왕성하지

요. 나도 야마다 군과 할 때에는 진검 승부의 마음으로 임합니다.

그런데 준결승에서 동경의 야노(矢野) 군과 시합을 할 때에 세메해서 그치고, 세메해서 그치고를 반복하더군요.
야마다 군이 세메해 들어가서는 원 위치로 돌아오면, 이번에는 야노 군이 세메하다 다시 원 위치로 돌아옵니다.

그래서 주심을 맡고 있던 호리다(堀田) 군이 [기술을 내라]고 주의를 주었는데, 그러한 지적은 잘 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의 심판 규칙에는 없지만, 이전에는 이런 것이 종종 있었습니다. 지금은 지나치게 세부적으로

룰을 규정해 놓은 탓에 룰에 얽매여서 진정한 검도 시합이 진행되기 어렵습니다. 이전에는 단지 득점 여부의 판

정만을 했기 때문에 기술을 내지 않으면 중지해서 [기술을 내라]고 심판은 주의를 주곤 했습니다.

마땅히 타격해야 할 때인데도, 서로 이기려고 하는 마음이 강한 나머지 위험하다고 생각하면 즉시 빠져버립니

다.

지금까지 무엇 때문에 세메를 했는가를 생각해야 합니다. 正間의 거리에서는 일족일도로 머리치기를 하면 짧습

니다. 그래서 다까노 선생은 [자기의 타격 거리를 만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일족일도로 정확하게 정수리를 가

격할 수 있는 거리를 자신의 거리로 만들라는 것이죠. 물론 키가 작은 사람과 할 때와 큰 사람과 할 때는 그 들어

가는 거리가 다르겠지요.

다른 시합을 보고 생각한 것인데, 허리를 한 손으로 치는(왼손을 놓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것을 한판으로 잡

아주어야 하는지, 말아야 하는지를 주위 사람들과 심각하게 의논을 했습니다만, 빼어허리(拔き胴)를 한 손으로

치는 것은 고등학생 정도까지만 인정되는 것이라고 나는 생각합니다. 8단 정도면 양손으로 치지 않으면 안 됩니

다. 그 때 친 후의 제 2의 칼, 즉 존심이 없습니다. 등을 보이고 도망가고 있습니다. 이것은 고등학생의 허리치기

입니다. 그것을 유효타격으로 잡아주어서는 절대 안 됩니다. 존심이라는 것은 제 2의 칼을 낼 수 있는 몸 자세,

氣 자세입니다. 한 손으로 치고 도망가는 자세에서 제 2의 칼이 나올 수 있겠습니까? 나올 수 없습니다. 그렇게

한다 해도 그것은 맞추는 허리치기밖에 될 수 없습니다. 일도양단의 허리는 즉시 제 2의 칼이 나올 수 있지 않으

면 안 됩니다. 그러한 理合을 이해하고 있지 못 합니다.

결승의 야마다 군은 빈틈이 없었습니다. 도다(戶田) 군은 좌상단의 명수지요. 그래서 야마다 군은 이도(二刀)를

든 도다의 대도만을 신경 썼습니다. 소도 쪽은 전혀 문제시하지 않았습니다. 실제로 그 시합에서 도다 군은 전혀
소도를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그것을 친 것이죠. 도다 군은 대도에 온 신경을 쏟고 있었던 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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