岩立三郞(교사8단)


검도는 칼끝으로 대화가 가능하다고들 하는데,
정말로 그런 것 같습니다. 칼끝 대화가 통하는 사람과는
오랫동안 칼끝을 맞추고 있어도 전혀 싫증이 나지 않지요.
언제까지라도 칼끝을 맞추어 대화를 하고 싶고, 연습이 끝나면
다음날 다시 칼을 맞추어 대화하고 싶은 마음이 생깁니다.
그러나 두 번 다시 만나고 싶지 않은 상대도 실제로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칼끝의 대화가 통하는가 그렇지 않은가의 문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나도 받아주는(元立) 입장에서 칼을 맞출 때는 칼끝을 통하여
그러한 대화의 氣를 전달합니다.
감지할 능력이 되는 사람은 그 氣의 메세지를 감지합니다.
처음 칼끝을 맞춰보는 상대라도 당연히 그럴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쪽의 세메에 대해서
물러나 버리거나,
칼끝을 벌려서 방어하려고 한다거나,
혹은 자기는 맞지 않으면서 상대를 때려보려고 하는 식으로
대응하는 상대일 경우에는
이쪽의 마음(氣)을 전달할 방법이 없습니다.

이러한 검도를 하는 사람에 대해서는,
옛날의 선생들은 "에이! 그만 합시다"하고 연습을 중단해버리거나,
또는 천천히 우찌꼬미(치고들어가는 연습)를 시키거나 합니다.
상호 氣의 연결을 깨달을 수 있을 때까지 그렇게 단련을 시켰습니다.

처음에는 기를 감지하지 못하고 자기식대로만 하다가도
도중에 느낌으로 [氣]를 알아차리는 사람도 있습니다.
5분 연습을 한다면 처음의 3분은 기가 통하지 않아도
그 이후부터는 대충 감을 느끼면서 연습을 하게 되는 것이지요.

이쪽의 기를 알아차리게 되면 그때서야
<이런 식으로 검도를 하면 안 되는 것이구나>
<똑바로 치고들어가는 것이 좋은 방법이구나>하고 깨닫게 됩니다.
그렇게 되면 서로 기가 연결되는 모양으로 되는 것이죠.

그때까지 도망가거나 기를 피하거나 하고 있던 사람도
이윽고 그 방식에 응하여 '좋다 해보자'는 식으로 마음을 고쳐먹습니다.
그렇게 되면 비로소 <서로 머리치기>기술이 나오거나 하게 됩니다.
바로 이것이 나는 연습의 원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강함'은 양성되지 않는다고 봅니다.

결론적으로 말해서 검도의 시합과 연습에 있어서도
本의 연습, 古流를 배움에 있어서도
상대와의 기의 연결이 없으면
'진정한 것'은 생겨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검도는 상대에 관한 것을 느끼지 못 하면
아무것도 아니고, 재미도 없고,
얻는 것 없이 끝나버리고 마는 것이지요.....

-퍼옴 : 녹검의 검도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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