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중지추(囊中之錐)

서투른 칼은
자꾸만 증명하려 하고
자꾸만 과시하려 하고
자꾸만 드러내려 한다.

내가 이만큼 날카롭고 번듯한 칼을 갈았음을
세상이 어서 알아주고 탄성질러 주기를 바란다.

그러나
주머니 속의 송곳은 삐져나오는 것

잘 갈린 한 자루 칼은
그 기운으로
그 香으로
사람들 사이에 섞여 나온다.

애써 드러내려 하지 않아도 자연스레 우러나는 기운

내가 갈아내고 싶은 한 자루 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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