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추석은 순전히 저의 알맹이 없는 바쁜 일정속에 시골에도 못가고 부모님들만 내려가시게 되었네요.
제가 운전을 해드려야 되는데..에혀~
그래서 지지난주 벌초하느라 다녀온 시골 풍경 한번 되짚어 봅니다.


매년 연례행사 처럼 있는 고향 문중 벌초작업에 이번엔 작심을 하여 다녀왔지요.



문중 시제를 지내는 사당 앞에 다가섰습니다.
어려서부터 자립심 키우기에 남달랐던 어머님의 강한 떠밀림에 방학만 되면 탐구생활 한권과 기타 옷가지 몇벌 챙겨서 할머니, 할아버지가 계시는 시골로 보냈던 그곳....

정말이지 몇년만에 그곳을 찾았습니다.


동네에서 가장 근엄하던 이곳 사당 마당에서 어린시절의 저는 재기차기며 공놀이며 뛰어놀았는데, 좀 더 다가서서 보니 그저 굳게 잠겨져 있는 자물쇠만....



가끔식 동네 훈장 할아버지한테 붙들린다치면 사당 사랑방에 다른 또래 아이들과 옹기종기 모여앉아 하늘천 따지를 고래고래 소리지르던 그 방은 그냥 밖에서만 바라봐야 했습니다.



멋드러진 소나무가 마을을 지켜주듯 우리 선조대의 할아버지가 잠드신 선산으로 올라가봅니다.



며칠전부터 진행되어왔던 제초작업을 마친 후 다시 본 할아버지의 잠드신 공간...


하늘은 파랗고, 햇살은 따갑고, 들판은 익어가고, 추석을 맞이하는 고향의 풍경은 아름답습니다.



산을 내려오는 길에 무성한 숲을 제거하고 가르마처럼 다듬어놓은 선산 등자락이 왠지 이뻐보입니다.



한해의 수확량은 농부들의 마음입니다.
마을로 들어스니, 집집 마당마다 늘어놓은 고추며 곡물이며 편안함을 더해줍니다.


옆에서 그 분위기의 백그라운드 음향을 제공하듯, 우리네 전통 한우의 우렁찬 음~~메 소리가 동네를 진동합니다.


백세 넘으신 할머니가 저희집으로 오시면서 빈집..아니 폐허로 변모되기 직전의 우리 시골집을 향해 갑니다.


겉은 그나마 볼만한데, 문을 들어서보니 그 넓다랐던 마당은 우거진 숲풀로 그 분위기를 더욱 다운시키며, 왠지 좁게만 느껴지더군요.


밤에 귀신이 나올 수 도 있다는 조마조마함에 오강에다가 쉬~쉬하고만 말았던, 그 시골의 화장실도  이젠 우거진 잡초들로 왠지 더 무섭게 만들더군요.


서울에서 구입해간 초강력 제초기를 가동하여 그 옛날 내가 뛰어놀던 동심의 공간인 시골집 마당을 깨끗히 밀어보지만 그래도 마당엔 오랜시간 뿌리밖힌 잡초는 여전히 흙에서 나올려고 하지 않네요.


사촌, 육촌 할것없이 모여든 친척 형님들, 아우들과 합심하여 폐허로 둔갑한 빈집을 깔끔히 청소해보니 이제사 옛날의 그 근엄하고 넒다란 시골집이 재 탄생되었습니다.



오늘의 벌초작업을 모두 마치고 동네 인근 뒷산에 올라가 낙동강 줄기를 따라 형성된 마을을 살펴보지만 언제봐도 아름다운 우리네 고향풍경임에 틀림이 없는것 같습니다.



서울로 돌아오는 차안에서 들었던 이 음악은 왠지 시골집을 떠나는 내 심정을 이야기 하듯, 강렬한 아쉬움이었습니다.

대한민국을 대표할 수 있었던 백두산이라는 헤비메틀 그룹을 통해 굴지의 국내 락 기타리스트 반열에 섰던 그가 95년에 TV 공연프로그램인 [샘이 깊은 물]에 고정출연하며 국악과 락을 접목한 연주를 들려주며 내놓았던 steve dokyoon kim (solo-1) 수록곡인 '아리랑'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