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주경복 견제 나선 이유
서울시 교육감 선거, 정부 교육정책 시험대

2008년 07월 03일 (목) 10:19:05 류정민 기자 (dongack@mediatoday.co.kr)


오는 30일 서울시민 직접 투표로 이뤄지는 서울시 교육감 선거는 이명박 정부 교육정책의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 교육감은 한 해 예산 6조 원 이상을 집행하는 권한을 갖고 있어 이번 선거를 ‘교육 소통령’ 선거로 부르기도 한다.

출마 후보로는 1일 출사표를 던진 공정택 교육감을 비롯해 김성동 한국교육문화포럼 회장, 박장옥 한국청소년연합 자문위원, 이규석 중앙대 교육대학원 겸임교수, 이영만 호원대 겸임교수, 이인규 아름다운학교운동본부 상임대표, 장희철 행정사 사무소 대표, 주경복 건국대 교수 등이 거론된다.


▲ 조선일보 6월23일자 9면

▷공정택-주경복 정책차별성 주목=서울신문은 지난달 27일자 11면 기사에서 “선거전은 진보진영의 단일후보인 주경복 예비후보와 공정택 현 교육감의 양자대결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공 교육감은 특수목적고와 자립형 사립고 확대 등 이명박 정부 교육정책과 맥을 같이한다. 반면 주 교수는 사교육비 상승, 입시경쟁 조장 등을 이유로 특목고 자사고 확대를 반대하고 있다. 공 교육감은 수월성 교육에 관심을 갖고 있고 주 교수는 평등 교육에 정책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

▷조선일보 “전교조 교육감 나오나”=흥미로운 대목은 조선일보가 주 교수를 견제하고 나섰다는 점이다. 조선은 지난달 23일자 9면 기사에서 “주경복 교수가 전교조의 지지를 받고 있는 상황이며 나머지 후보들은 모두 보수성향의 인물들”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조선은 해당 기사에 <’전교조 교육감’ 나오나?>라는 중간제목을 달았고 익명의 교육계 인사 얘기를 빌어 “보수표 분산이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보도는 전교조에 거부감을 지닌 보수층을 결집하기 위한 의도로 보인다. 주 교수는 교수 3단체와 참교육학부모회 등 진보·개혁 성향의 교육단체와 시민사회단체의 지지와 성원을 받으며 출마한 인물인데 ‘전교조 교육감’으로 규정했기 때문이다.

▷주경복 ‘반이명박 정책’ 선언=보수언론이 주 교수를 견제하는 이유는 이명박 정부 교육정책의 대척점에 서 있는데다 선거결과가 미칠 정치적 파장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주 교수는 “이명박 정부의 반민주, 반교육적인 행태를 반드시 심판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서울시 교육감은 교육과학부 장관 못지 않은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진보성향 인사가 서울시 교육 수장이 되면 이명박 정부 교육정책에 제동이 걸릴 수밖에 없다.

▷서울시민 투표 참여가 변수=주 교수 쪽에서는 진보 후보라는 선명성이 부각될수록 ‘반이명박’ 성향 유권자들의 표 결집에 유리하다고 보고 있다. 특히 광우병 정국이 계속되면서 이명박 정부에 대한 비판여론이 뜨거운 상황이라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주경복 선거캠프 박범이 대변인은 “이번 선거는 ‘아륀지’ ‘0교시’로 상징되는 이명박 정부 교육정책 실정에 대한 심판의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번 선거의 최대 변수는 서울 시민들의 관심 여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선거가 열리는 30일은 평일(수요일)인데다 투표율도 10∼20%에 머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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